수목 주변에 발생하는 잡초는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병해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제초제 사용은 나무 자체에 치명적인 약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목의 생리 구조와 제초제 성분의 특성을 이해한 뒤에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수목의 뿌리 구조와 약해 위험
수목의 뿌리는 크게 흡수뿌리와 구조뿌리로 나뉩니다.
흡수뿌리는 실제로 수분과 무기양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지표면에서 가까운 5~30cm 깊이에 분포합니다. 이 뿌리는 수관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 퍼져 있으며, 제초제에 매우 민감합니다.
반면, 구조뿌리는 굵고 강한 조직으로 나무를 지지하고 수분을 수송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제초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둔감합니다.
대부분의 약해는 이 흡수뿌리를 통해 제초제가 흡수되면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수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제초제를 살포했더라도, 뿌리를 통해 나무 전체에 약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무 주변에서 살포할 때 위험한 제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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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캄바(반벨)는 토양 이동성과 휘산성이 매우 강해 제초제 중에서도 단연 가장 위험합니다. 수간 근처에 소량만 살포해도 흡수뿌리를 통해 나무 전체로 퍼져 고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래질 토양에서는 흡수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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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클로피르(뉴갈론)는 디캄바보다는 이동성이 약하지만, 나무 근처에 대량으로 관주할 경우 뿌리를 통해 흡수되어 나무를 고사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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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자퀸(톤앞, 산소로)은 토양 내 잔류기간이 길며, 잔류 중 흙으로 스며들어 흡수뿌리를 통해 천천히 흡수되어 새순 고사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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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클로베닐(동장군, 카소론)은 토양 잔류성이 매우 길고 휘발성도 있습니다. 나무에 잎 마름, 새순 고사, 성장 정지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나무 주변에서 사용해도 비교적 안전한 제초제
수목 주변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초제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뿐이지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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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바스타 등)은 토양에 닿으면 토양 입자에 흡착돼 활성을 잃고 하루 이내에 분해되어 사라지므로 뿌리로 흡수될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잎에 약제가 닿으면 해당 부위만 손상될 뿐 나무 전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제초제 중에서 가장 안전합니다. 다만 잡초 역시 약제가 닿은 부분만 고사하고 약제가 닿지 않은 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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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포세이트이소프로필아민(근사미, 글라신 등)은 토양에 닿으면 흡착되어 활성을 잃기 때문에 5cm 깊이의 흡수뿌리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흙이 흠뻑 젖을 정도로 많이 뿌린 후 비가 오면 영향을 받을수 있습니다. 잎에 묻을 경우 매우 치명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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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시피피, 엠시피에이는 토양에서 이동성이 약한 편입니다. 나무 주변의 잡초에 살포하면서 흙에 약액이 일부 접촉하는 정도로는 나무의 흡수뿌리 (5~30cm 깊이)에 도달하지 못해 피해가 없거나 피해가 있더라도 경미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일 가능성이 큽니다. 나무 주변의 흙이 흠뻑 젖을 정도로 뿌리지만 않는다면 사실상 위험은 없습니다.
다만 뿌리가 얕게 분포하는 수종 (버드나무, 단풍나무, 오동나무 등)은 살포할 때 지면을 최대한 덜 적시도록 주의하고, 살포 후 24시간 내에 비가 내리면 토양으로 침투할 위험이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게 안전합니다.
잎에 묻을 경우 나무를 죽일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심한 약해를 입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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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설퓨론(파란들)은 농약지침서에서는 수관 하부에서 사용 금지로 명시돼 있으나, 지면을 흠뻑 적시지 않는다면 큰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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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녹슐람(살초대첩)은 나무의 잎에 묻지만 않으면 나무 근처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잡초 제거 능력은 약한 편입니다.